나는 수치심 속에서도 나를 지켜냈다

나는 수치심 속에서도 나를 지켜냈다
수치심은 나를 조용히, 그러나 깊게 무너뜨렸다. 그 감정은 비교와 자기 비하를 불러왔고, 관계를 끊고,

나를 고립시켰다. 하지만 나는 글쓰기를 통해 그 감정을 직면하고,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다.

이것은 내 수치심을 치유해 온 기록이자, 지금도 여전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 쓰는 이야기다.

나는 언제부터인지 늘 ‘괜찮은 척’을 해왔다. “나는 잘 살고 있어요.”라는 무언의 외침 아래,

마음속에서는 내 존재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. 수치심은 꼭 큰 실패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.

사소한 말, 어쩌다 마주한 비교 속에서 고개 숙이게 만드는 그 느낌.

나만 애가 끓고 속 타는 마음

아무에게도 말 못 할 그 기분이 매일 나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.

사회는 끊임없이 기준을 제시한다. 정규직, 내 집 마련, 자녀 교육, 안정된 결혼생활…

그 틀에 맞추지 못한 삶은 실패한 것처럼 여겨진다.

나는 50대 후반이지만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경제적인 부분에서

이유 없는 죄책감과 자책감, 그리고 내 삶 자체에 대한 수치심은 나를 침묵하게 만들었다.

나는 매일 SNS를 켰고, 거기엔 성공과 행복으로 포장된 타인의 삶이 있었다.

그 누구도 의도하진 않았겠지만, 그 비교는 곧 나를 향한 채찍이 되었다.

나의 하루는 왜 이리 초라하게 느껴질까.
나는 왜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.

그 질문이 자존감을 무너뜨릴 때, 나는 조금씩 세상과 멀어졌다.

수치심은 부끄러움과 다르다. 말하고 싶지 않았다. 이해받지 못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.

겉으론 웃고 있었지만,

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 있었다.

“다들 힘든데, 너만 그런 거 아냐.” 이런 말이 무서웠다.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

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스스럼 없이 얘기하는 것 같다.

사람들 곁에 웃고 있어도, 사실은 이미 고립된 성처럼 외롭다.

어느 날, 블로그에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썼다.
수치심, 비교, 실패… 그리고 울컥했던 밤들.

놀랍게도 그 글에 공감하는 댓글이 달렸다.
“저도 그래요.” “정말 힘이 돼요.”

그 말들은 나에게 희망이었다.
내가 나를 솔직하게 드러냈을 때, 누군가의 마음도 조금은 열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.

글쓰기는 나에게 회복의 첫걸음이었다.

지금도 수치심은 가끔 찾아온다. 하지만 이제 나는 그 감정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.

나는 부족하고, 완벽하지 않지만,
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쓰고 있다.

누군가가 그 글을 읽고,
“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”라고 느낄 수 있다면,
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.